[중력댐의 원리] 세계 최대 댐 중국 싼샤댐의 운명은?
- 마사장이야기
- 2020. 7. 24.
치수(治水)는 물을 다스린다는 뜻의 한자어입니다. 영어로는 'flood control', 홍수나 범람을 통제한다는 뜻이겠죠? 물의 통제는 인간이 농경사회에 들어서면서 가장 중요한 문제 중 하나로 여겨졌습니다. 물이 적으면 농사를 지을 수 없고 물이 많으면 홍수 등의 재해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초기에는 돌이나 흙을 이용해 둑이나 제방을 쌓는 형태로 치수사업이 발전돼왔습니다. 물을 가둬놓고 필요에 따라 물의 양을 조절해서 사용하는 개념이 생겨난 것입니다. 현재는 건설 장비나 콘크리트 등의 건설 재료의 발달로 대규모 댐을 설계하고 통제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현대 기술의 발달로 물이라는 자연을 인간이 통제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수많은 장점과 함께 대규모 건설로 인한 지형의 변화와 환경파괴, 자연의 변화로 인해 야기되는 동식물 등 주변 생태계의 변화, 수질 오염 등의 심각한 문제가 발생합니다.
특히 여름철의 기상변화로 예측하지 못한 양의 폭우가 쏟아질 경우, 댐이 수용할 수 있는 물의 수용량을 초과할 수 있습니다. 과학 기술의 발달로 대규모 댐을 건설하고 엄청난 양의 물을 통제하는 기술을 가졌지만 결국 인간의 상상력을 넘어서는 자연의 힘 앞에서 또다시 무력해지는 것입니다. 세계 최대 댐으로 불리는 싼샤댐이 바로 인간의 상상력의 끝에 서있습니다.
오늘은 세계 최대 댐인 싼샤댐으로 대표되는 중력댐의 원리와 싼샤댐의 엄청난 스펙, 그리고 괴물 같은 스펙을 가진 싼샤댐의 운명에 대해서 정리해보겠습니다.
<CONTENTS>
1. 중력댐의 원리
2. 세계 최대 댐 싼샤댐
3. 싼샤댐의 운명은?
※ 다음, 네이버 백과사전,
나무위키, 한국대댐회 자료를
참조했습니다.
중력댐의 원리
댐의 분류
댐은 기능과 목적, 재료 등에 따라 여러 가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현재 가장 선호하는 댐의 건설방식은 콘크리트댐과 필댐입니다. 콘크리트댐과 필댐은 건설재료에 따라 분류한 방식입니다. 산샤댐으로 대표되는 중력댐은 콘크리트댐의 한 종류입니다.
중력댐이란?
콘크리트 중력식 댐(중력댐)은 콘크리트 자체의 무게(자중, self weight)로 물의 수압을 지탱하는 댐입니다. 중력댐은 댐에 작용하는 중력의 힘으로 외력을 버텨야 하기 때문에 댐이 자리 잡은 곳의 기초 지반이 튼튼해야 합니다. 모래 위에서 제대로 힘을 주고 서있기 힘든 것과 같은 개념입니다.
특히 중력댐은 필댐에 비해 댐의 바닥 폭이 좁기 때문에 좁은 면적에 집중되는 하중을 견딜 수 있는 견고한 기초 지반은 중력댐 건설의 가장 우선 조건입니다. 따라서 중력댐은 물이 통과되지 않는 불투수성 암반 형태의 지반 위에 건설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물체를 쓰러지게(전도) 만드는 힘을 전도 모멘트(over turning moment)라고 합니다. 전도 모멘트에 저항하는 힘인 저항 모멘트를 높이기 위해선 물체의 무게 중심을 낮추거나 바닥 면적을 늘려야 합니다.
중력댐은 외력의 작용으로 인해 전도되지 않도록 저수지의 반대편인 댐의 하류면은 약 50도의 각을 가진 비탈면의 형태로, 저수지와 맞닿는 부분인 댐의 상류면은 거의 수직으로 디자인됩니다. 철근 콘크리트라는 높은 강성의 재료의 발달로 인해 외력을 가장 합리적이고 경제적으로 버틸 수 있는 삼각형 형태로 건설되는 것입니다.
또한 댐의 미끄러짐(sliding)에 대비하기 위해 기초 지반을 가공하고 마찰력을 높이는 시공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중력댐의 자체 중량으로 인해 댐 내부의 변형이나 균열 등을 방지하는 완벽한 구조 계산 역시 중요한 과제입니다.
미는 힘에 저항하기 위해 자세를 낮추고 몸에 기울기를 주고 바닥의 마찰력을 높이는 것은 가장 합리적인 행동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기초 지반으로 침투하는 물을 막기 위해서 중력댐의 바닥 부분의 힐(heel) 지점에 차수 도랑(cut-off trench)을 설치하는 방법이 주로 사용되었지만, 현재는 시멘트 등의 충전재를 틈으로 강제 주입하는 그라우팅(grouting) 공법의 발달로 차수 도랑은 시공하지 않습니다.
※ 저수지 : 댐의 건설로 생겨난 웅덩이.
※ 댐마루 : 댐의 가장 윗부분, 주로 도로 등의 통행로를 설치함.
※ 상류면 : 저수지 방향의 댐 표면.
※ 하류면 : 저수지 반대 방향의 비탈면.
※ 여수로 : 홍수 방지를 위해 저수지 물을 방류하는 통로.
※ 도류벽 : 방류 시 물의 방향을 유도하는 구조 벽.
※ 여수로 비탈면 : 방류된 물이 지나가는 경사로.
※ 발전소 : 물의 위치에너지를 활용해 발전기로 전기에너지를 생산하는 시설.
※ 방수정 : 발전소의 발전기를 통과한 물이 방류되는 구역.
※ 록필댐(사력댐)-존형은 댐 주변에서 암석 등의 재료를 건설에 활용하는 방식이며 중력댐을 설계할 수 없는 지반이 약한 지역에서 주로 사용되는 댐 시공 방식입니다. 중심 코어 역할을 하는 양질의 점토가 물을 차단하는 차수벽 역할을 수행합니다. 또한 모래자갈과 암석이 댐의 구조적 안정성에 도움을 줍니다. 록필댐-표면 차수박형은 저수지에 접하는 상류면에 철근콘크리트나 아스팔트를 덮어 물의 흐름을 차단하는 시공 방식입니다.
중력댐은 여수로를 댐마루와 댐의 하류면을 이용해서 자유롭고 안전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필댐보다 경제적인 댐으로 평가받습니다. 다시말해 필댐은 물을 방류하는 여수로의 설계가 어려운 단점이 있습니다.
중력댐은 구조 방식이 단순 명확하기 때문에 시공이 용이합니다. 지진에 대해 우수한 안정성을 갖고 있으며 내구성이 뛰어납니다. 많은 양의 물을 수용할 수 있으며 곡면 형태도 가능하기 때문에 기초 지반의 문제가 해결될 경우 가장 효율적인 댐 건설 방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내의 화천댐, 춘천댐 등이 대표적인 중력댐입니다.
세계 최대 댐 싼샤댐
세계 최대 댐?
싼샤댐은 중국 양쯔강(Yangtze river)의 중상류에 위치한 후베이성 이창(Yichang)시에 위치하고 있는 세계 최대의 댐입니다. 1994년 착공해서 2003년부터 전기 발전을 시작했으며 2009년에 완공됐습니다.
근데 의문점이 생깁니다. 현대의 댐은 대부분 한 가지 목적이 아닌 수력 발전 등의 여러 가지 임무를 수행하는 다목적 댐입니다. 그렇다면 싼샤댐은 어떤 임무에서 세계 최대라는 뜻일까요?
<구글어스 싼샤댐 위치 Three Gorges D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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댐의 규모를 나누는 기준은 애매한 것이 사실입니다. 댐을 건설하는 방법이나 주변 지형, 건축 자재의 종류의 비율 등이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크게 세 가지 부분으로 분류해서 참고만 하는 것이 좋습니다.
※ 발전 용량 기준 1위
The Gorges (싼샤댐). 중국
1일 발전량 1,800만kw (연 847억kw)
※ 높이 기준 1위
Rogun. 타지키스탄
높이 335m
※ 저수 용량 기준 1위
Owen Falls. 우간다
저수 용량 2,048억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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싼샤댐은 발전 용량 부분에서 세계 최대 발전량을 자랑합니다. 따라서 싼샤댐은 세계 최대 수력 발전시설을 갖춘 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연간 전기 생산량 역시, 여름철 높은 강우량이나 이상 기후로 인해 홍수 피해가 우려될 경우에는 계속해서 물을 방류할 수 없기 때문에 유동적인 것이 사실입니다.
싼샤댐의 스펙
건설 비용 ￦32조
(약 1,800억 위안)
길이 2.3km
높이 해발 185m
상부 너비 40m
하부 너비 115m
최고 수위 175m
홍수위 160m
저수용량 390억t
여수로 방류량 116,000㎥/s
발전기 26대
1일 발전량 1,800만kw
강남역~선릉역의 거리가 2km이므로 2.3km의 댐은 상상하기 힘든 크기입니다. 동양 최대의 사력댐(록필댐)인 소양강댐의 길이는 530m입니다. 특히 국내 최대 수력 발전 시설인 충주댐의 1일 발전량 40만kw와 비교하면 싼샤댐이 세계 최대 수력 발전 시설이라는 것이 실감이 납니다.
싼샤댐의 운명은?
홍수 조절 기능 상실
만리장성 건설 이후 중국 최대의 토목사업으로 인정받는 싼샤댐의 건설을 통해 매년 양쯔강의 범람으로 인한 홍수피해를 획기적으로 줄인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2020년 5월 말부터 시작된 80년 만의 최악의 폭우로 인해, 중국에는 4천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습니다. 또한 건물이나 농지 등의 파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약 ￦14조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현재 최고 수위인 175m에 10m가 모자란 상태로 알려져 있습니다. 문제는 빗줄기가 가늘어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이미 양쯔강의 중하류 지방은 폭우로 인해 많은 피해를 받은 상태이기 때문에 싼샤댐이 댐 수위 조절을 위해 여수로를 열어서 물을 방류하는 것은 더 심각한 상황으로 변하게 된다는 뜻입니다. 이미 싼샤댐은 다목적 댐의 건설 이유 중 하나인 홍수 조절 기능을 상실한 상태입니다.
싼샤댐의 붕괴 가능성
175m의 최고 수위를 넘어서 댐의 높이인 185m에 도달하게 될 것인가에 대한 공포가 퍼져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한 46만t의 철근콘크리트 덩어리가 설마 무너질 것인가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습니다. 최근 안후이성에서 추허강 제방을 고의로 폭파시켜 하류의 도시가 물에 잠기는 것을 막는 극단적인 방법을 사용하기도 하면서 폭우로 인한 공포감이 더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중력댐은 필댐과 달리 물이 넘치더라도 댐의 구조에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댐의 범람은 댐의 기능을 마비시키고 크레인 등의 설비나 발전 시설에 위협을 가할 수 있습니다. 특히 산사태 등으로 댐 주변 지형이 변하면서 댐에 작용하는 하중의 변할 경우, 댐 구조에 균열이 발생하게 된다면 상상하기 싫은 결과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싼샤댐 붕괴설의 또 다른 근거는 바로 부실 공사 이슈입니다. 2019년에 사망한 싼샤댐 건설 책임자인 리펑 총리가 건설 입찰 등과 관련된 일에서 기업으로부터 뇌물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았습니다. 특히 후베이성의 궈유밍 부성장은 싼샤댐과 관련된 비리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습니다. 부정부패의 실체가 드러난 것입니다. 결국 가장 큰 문제는 싼샤댐에 투입된 ￦32조의 공사비가 실제로 다 사용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철근콘크리트 구조를 포함한 다양한 구조물은 작은 조각상처럼 하나의 덩어리가 아닙니다. 수많은 거푸집에서 탄생된 수많은 부품들이 서로 의지하고 예상되는 오차 범위 내에서 변화하면서 세월을 견뎌내는 것입니다. 작은 쐐기 하나로 인해 큰 구조물이 붕괴할 수도 있다는 말은 그런 이유 때문입니다. 부정부패로 인한 부실 공사 이슈로 이 구조물의 구조 계산과 설계 방식, 건설 재료의 물량 산정 등에 의문을 품는 것은 당연한 비난이라고 생각합니다.
최악의 시나리오
싼샤댐이 붕괴된다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에 대한 여러 전문가들의 시뮬레이션 결과를 보면 섬뜩해집니다. 1차적으로 싼샤댐이 위치한 이창시와 100km 범위 안에 위치한 즈장시와 징저우시의 피해를 예상할 수 있습니다. 모두 400만 명이 넘는 인구가 거주하고 있기 때문에 댐의 붕괴로 인한 지진, 산사태 등의 큰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문제는 초속 30m의 속도로 밀려오는 엄청난 양의 물은 우한시까지 수시간 내로 도달한다는 것입니다. 하루가 지나면 난징시와 상하이시까지 도달하게 되고 해안가에 위치한 원전에도 큰 피해를 받게 됩니다. 또한 물이 이동한 경로 상에는 수많은 공군 기지와 산업 시설이 포함돼 있어 더욱 최악의 상황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싼샤댐에서 상하이시까지의 거리는 약 1,000km입니다. 이것이 현실화된다면 중국은 경제에 치명타를 입게 될 것입니다. 무너진 도시와 산업 시설을 재정비하는데 천문학적인 금액이 소모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러한 결과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 국가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는 양쯔강의 오염된 담수가 우리나라의 남해와 서해로 유입돼 염분농도를 낮추고 수온을 상승시켜 생태계에 피해를 주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싼샤댐의 건설로 인해 양쯔강의 정화 능력이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또한 지금의 폭우로 인해 남해와 서해로 유입되는 담수의 양이 평년 수치를 훨씬 웃도는 상황이기 때문에 더욱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합니다.
지금까지 세계 최대 수력 발전소인 싼샤댐과 관련된 중력댐의 원리와 싼샤댐의 스펙, 최고 수위에 근접한 싼샤댐의 붕괴 이슈에 대해서 정리해봤습니다. 홍수 문제가 해결되고 양쯔강의 수위가 빨리 안정을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항상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면서 최신 정보에 집중하는 자세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겠죠?
글을 작성하면서 작지만 대단한 '인간'이라는 존재와 우리가 못 느끼지만 정말 거대한 '자연'이라는 존재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네요.
긴 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