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1] 아이디어 불패의 법칙을 읽고

아이디어 불패의 법칙
아이디어 불패의 법칙

 

오늘은 따뜻한 날씨에 읽기 좋은 책 한 권을 추천드릴까 합니다. 특히 창업을 준비하시는 분은 읽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책인데요.

 

바로 아이디어 불패의 법칙입니다.

 

실패의 두려움으로 시작하는 창업 초기단계에서 아이템의 가치를 판단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초기 투자와 검증의 비용을 최소화시켜 아이템의 성공여부를 수치로 객관화시키고 유연하게 아이템의 성격을 변화시키면서 최선의 아이템으로 발전시켜가는 과정, 그 사업을 실패할 경우에 피해를 최소화하는 비즈니스 설계의 방법론을 제시합니다. 

 

 

 

책의 직접적인 내용은 첨부하지않고 저자가 강조하는 핵심단어의 간략한 설명과 제가 이해한 저자의 방법론을 가상의 사례에 적용하여 정리해보겠습니다.

 

※ 직접 구매한 책입니다 ※

목차도 나오기 전인데 묵직한 한마디..

 

 

알베르토 사보이아

Alberto Savoia

 

프로그래머, 구글(Google) 최초의 엔지니어링 디렉터, 구글 명예 혁신 전문가, 스탠퍼드 공과대학에서 '아이디어 설계와 검증, 혁신의 방법론' 강의

 

첫 저작인 'The Right It'은 2011년부터 무상으로 배포된 'Pretotype It'이라는 pdf파일을 묶어서 2019년에 단행본으로 출간되었으며 한국에는 2020년에 도착했습니다. 그 책이 바로 '아이디어 불패의 법칙'입니다.

아이디어 불패의 법칙The Right It
Alberto Savoia-The Right It

 

사례 적용 및 용어 설명

제가 이해한 이 책에서 제시한 방법론을 가상의 사례에 적용하면서 저자가 강조하는 용어를 설명하겠습니다.

"사업명 : 할머니 손맛 족발집 창업"

 

0. 실제 상황

제가 사는 동네의 지하철역 근처에 역세권이라고 불리는 아파트 상가가 있습니다. 3~5평 남짓의 매장들은 하루에 수백 명의 유동인구와 접촉할 수 있는 상권으로서의 최고의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중 한 곳에 족발집이 신장개업을 준비하며 인테리어 공사를 하고 있습니다. 벌써 몇 번째 공사인지 입점한 가게마다 6개월을 못 버티는 느낌입니다. 카페-빵집-초밥집-돈가스전문점-이번엔 '족발'

 

1. 최초의 아이디어

외할머니는 명절 때마다 맛있는 음식을 잔뜩 준배해놓으십니다. 그중 할머니 족발은 예술입니다. 친척들 손님들 할 거 없이 모두 칭찬합니다. 직접 만드시는 장은 유일무이한 맛입니다.

 

때마침 아는 동네 상가가 현재 비어있는 상태고 이 족발은 혼자 먹기 아까우니 장사를 해서 돈을 벌자고 말씀드리자 할머니께서는 가족이 돈을 버는 건 좋다고하시며 노하우를 무상으로 알려주겠다고 하셨습니다.

 

2. 분명하게 생각하기

일단 '생각랜드(Thoughtland)'로 들어갑니다. 생각랜드는 저자가 말하는 상상의 공간으로 근거 없는 판단과 신념, 예측들이 난무하는, 흔히 말하는 뇌피셜이 판을 치는 곳입니다. 최초의 아이디어가 생각랜드에서 장밋빛 미래를 꿈꾸는 건 당연합니다.

 

중요한 점은 그다음입니다. 생각랜드를 빨리 탈출해서 이 사업의 성공 여부를 판단할 객관적인 데이터를 수집해야 합니다.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가설을 만듭니다.

시장 호응 가설

매일 출퇴근하는 수많은 아파트 주민들은 양이 많은 족발을 배달시키거나 직접 사 먹기에는 부담스러우니 보기 좋게 담긴 적은 양의 족발(미니족발)에 많은 관심을 가질 것이다. 시작은 좋지만 아직 애매하고 막연한 가설입니다.

 

XYZ가설

아이디어와 시장호응가설을 결합해서 숫자가 결합된 구제적인 가설을 만들어봅시다. 저자는 숫자의 중요성을 여러 번 강조합니다. 숫자는 데이터를 객관화하고 판단을 명확히 하며 투자를 받기 위해서 사업설명을 할 때 아이템을 뒷받침해 주는 강력한 자료가 됩니다.

 

5%의 지하철역을 이용하는 통근자는 적어도 일주일에 2번은 5,000원에 미니족발을 구입할 것이다. 

 

xyz가설

'생각은 글로벌하게 테스트는 로컬하게' 처음 XYZ가설도 훌륭하지만 실제로 아이템을 테스트하기 위해선 좀 더 구체적인 가설이 필요합니다.

 

xyz1

00아파트 주민 중 상가 이용자의 30%는 전단지를 보고 1000원 할인 쿠폰을 받기 위해 오픈카톡 대화방에 들어올 것이다.

 

xyz2

00아파트 주민 중 상가 이용자의 20%는 미니족발 무료 시식행사 후 가게 오픈 문자를 받기위해 폰번호를 남길 것이다.

 

xyz3

00아파트 주민 중 상가 이용자의 10%는 일주일 간 50개의 5,000원짜리 미니족발을 소비할 것이다.

 

3개의 가설을 숫자와 내용을 다르게 하는 이유는 저자가 말하는 단계별 전환율을 직접적으로 고려했기 때문입니다. 무료보다는 유료 정책에 반응하는 고객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입니다.

 

3. 테스트

 

 

이 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나만의 데이터를 모으는 방법입니다. 테스트는 앞의 xyz1~3의 가설을 확인하는 것이며 그 방법을 프리토타이핑 실험이라고 합니다. 나만의 데이터는 위의 가설을 바탕으로 실제 테스트한 사업을 뒷받침해 주는 유일한 데이터를 말합니다.

이것은 항상 나에게 호의적인 가족이나 친구들이 그냥 해주는 입바른 소리가 아니고 유튜브나 블로그의 구독이나 좋아요가 아닙니다. 또한 '족발이 한국인의 야식 선호도 1위' 같은 나의 현재 상황과 장소와 시간이 다른 무의미한 데이터가 아닙니다.

 

물론 다른 사람의 결과물을 바탕으로 창업해서 성공할 수 있습니다. 저자 또한 인정하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그전에 조심하고 시작하자는 의미입니다.

 

프리토타이핑(pretotyping)

저자가 강조하는 핵심 개념입니다. ~인척하다인 pretend와 시제품을 뜻하는 prototype의 합성어인 pretotype을 테스트한다는 뜻입니다. 시제품(prototype)보다 먼저(pre)나오는 것이니 '~인척하다'와 '먼저'라는 두 가지 뜻을 갖습니다.

 

여기에는 윤리적인 문제가 발생합니다. 프리토타입은 없는 사업을 있다고 가정하고 실존하는 척 연기를 해야 하고 데이터수집의 참여자들을 속일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투자를 받고 오랜 기간 사업을 준비하고 실패했을 경우의 사회적 손실을 최소화하고 윤리적인 문제에 상응하는 보상을 지급하면 윤리의 문제는 이해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xyz가설을 확인하고 나만의 데이터를 수집할 테스트 과정에서 저자가 강조하는 프리토타입이 등장하는 이유가 뭘까요?

 

시제품은 어느 정도 사업이 진행되고 이미 투자도 받은 후진이 힘든 상황에서 그 제품이 실제로 구현되는지 검사하기 위한 과정입니다.

 

'지금 기술로 초안대로 완성할 수 있을까?'

'더 작고 이쁘게 디자인할 수 있을까?'

 

하지만 프리토타입은 사업 초기 과정에서 더 싸게 더 빠르게 나만의 시장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기 위해 필요한 물건입니다.

 

'사람들이 이걸 사긴 할까?'

'얼마나 자주, 얼마의 가격에 이걸 살까?'

 

묻고 있는 질문 자체가 다릅니다. 바로 될놈(The Right It)을 찾는 과정입니다. 생각랜드(뇌피셜)의 망상을 믿고 맨땅에 헤딩하지 말자는 경고입니다.

 

여러분이라면 총 1억 원을 투자해서 임대계약을 하고 3개월간 족발집 인테리어를 하고 아르바이트생과 관리인을 고용하고 도메인을 사서 블로그를 개설하고 나서 결의에 찬 마음으로 기도하면서 시장의 판단을 기다리시겠습니까?

아니면 총 500만 원을 투자해서 한 달간 뛰어다니며 족발집 창업 아이디어가 이 동네에서 먹힐지 나만의 데이터를 직접 수집해보고 사업을 시작할지 말지를 고민하시겠습니까? 될놈(The Right It)을 찾는 프리토타이핑은 이 책의 핵심 과정입니다.

 

xyz1 테스트

전단지를 200장 인쇄합니다. 물론 아직 가게는 없습니다. 초기 아이디어를 활용해 전단지를 꾸미고 메뉴와 가격을 표시하고 카톡방에 오시면 쿠폰을 준다고 표시합니다.

 

4시간 동안 전단지를 배포하고 집으로 돌아와 카톡방 반응을 기다립니다. 40명이 카톡방으로 들어옵니다. 생각보다 나쁘지 않습니다. 20%(가설30%)의 반응입니다.

 

테스트의 다음이 중요합니다. 윤리적인 관점에서 보면 데이터수집을 위해 상대방을 속인 것입니다. 저자도 이 부분을 인정하며 미래의 잠재적 고객이므로 적극적으로 대처(보상)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족발집은 아직 계획 중이며 테이터 수집 과정이라고 솔직하게 말합니다. 시장조사에 참여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하고 1000원 상당의 편의점 상품권을 선물합니다.

 

4시간+전단지비용+상품권4만원의 비용이 들었습니다. 참여자분들도 오픈카톡방이기 때문에 개인 정보를 준 것도 아니고 1000원의 편의점 상품권을 받았으니 이해해 주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xyz2 테스트

싸고 빠른 테스트가 핵심이므로 주변 상가를 활용합니다. 상가의 반찬가게 주인께 부탁을 드려보겠습니다. 다행히 반찬 중에 족발이 없습니다. 상황을 설명드리고 시간과 금액을 지불하고 가게 구석에서 무료 시식행사를 진행합니다.

 

일단 기준은 반찬가게에 들어오시는 주민입니다. 방문하는 주민의 수를 파악하고 무료 족발을 권해드린 후 가게 오픈 문자를 받고 싶으시면 유효한 폰번호를 남겨달라고 부탁드립니다.

 

유효한 폰번호인 이유는 오픈카톡방 보다는 지극히 민감한 개인 정보이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이메일은 부담 없이 공개하지만 폰번호는 웬만해선 공개하지 않죠. 유효한 폰번호를 알려주는 것은 긍정적인 시장 반응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바로 저자가 말하는 적극적인 투자입니다.

 

반찬가게 방문객 100명 중 10명이 번호를 남기셨습니다. 10%(가설20%)의 반응입니다. 역시 나쁘지 않습니다. 데이터수집이 끝나면 번호를 남기신 분께 무료 미니족발을 드리고 상황을 설명하면서 바로 번호를 삭제합니다. 추후에 가게를 열게 되면 오픈 기념으로 무료 족발을 받고 싶으신 분은 폰번호를 저장해도 되겠냐고 여쭤봅니다. 10명중 5명(5%)이 저장을 허락해 주셨습니다.

 

xyz3 테스트

1~3으로 진행될수록 어려운 테스트입니다. 직접 미니족발을 독립적으로 팔아봅니다. 예전부터 봐둔 공실의 상가를 찾아갑니다. 중개인을 통해 주인을 만나 사정을 말씀드립니다. 일주일간 테스트를 하고 싶었지만 합의가 되지 않아 한 달 300만 원을 지불합니다. 주인도 공실보다는 낫다고 합의해 주셨습니다.

 

인테리어? 그런 거 없습니다. 홍대스타일로 가봅시다. 중고시장이나 재래시장에서 파는 가판대와 메뉴를 설명할 작은 칠판을 구입합니다. 할머니 손맛 미니족발 5,000원! 아이템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음식은 역시 맛이죠. 처음이지만 철판 깔고 호객행위도 해봅니다.

 

중요한 것은 나만의 시장데이터입니다. 관심을 갖는 주민의 수를 열심히 파악합니다. 일주일간 방문객 300명 중 30명 미니족발을 사주셨습니다. 10%(가설10%)는 가설과 일치했지만 방문객이 예상보다 적었습니다. 계약기간이 3주나 남았기 때문에 더 다양한 가설을 테스트할 수 있습니다.

 

4. 분석과 반복, 새로운 결정

 

 

나만의 데이터를 반복적으로 수집하면서 시장의 직접적인 반응을 보다 보면 나의 가설이 너무 비현실적이었다든지 내용을 조금만 변경하면 좋은 가설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저자가 강조하는 유연한 전략이 나와야 할 때입니다. 가정을 수정하고 분석하고 테스트하면서 성공 가능한 계획에 접근해가는 것입니다.

 

가설xyz3에서 10%의 수치를 수정하거나 가격 또는 양을 바꿔볼 수 있습니다. 포장형태도 변경해서 테스트할 수 있습니다. 선호하는 인테리어 설문을 부탁드리면서 대가로 500원 할인행사를 할 수 있습니다.

 

생각랜드(뇌피셜)로 망상 속에서 결론을 지어 고급인테리어 족발집을 추진하는 것보다 현실적이고 객관적으로 잠재고객들의 선호도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맨땅에 헤딩하지 않고 객관적으로 사업성을 알아볼 수 있는 데이터가 쌓였습니다.

 

나만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 창업을 실행할지 폐기할지는 결국 나의 판단입니다. 저는 과감하게 할머니 손맛 족발집을 추진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저자의 당부

데이터 조사와 신념을 바탕으로 사업을 시작해도 누군가는 실패하고 누군가는 우연히 성공하기도 합니다. 오랜 전통을 가진 대기업들도 대부분의 신제품을 망치곤 합니다. 마케팅과 시장조사의 달인인 코카콜라나 디즈니의 신제품도 실패합니다. 아직도 농심라면의 최고 상품이 신라면인 게 대표적인 사례가 되겠죠.

 

저자는 금전적, 시간적 손해를 최소화하고 안될놈에 불필요한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는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시장의 실패는 어쩔 수 없지만 그것을 조금이나마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여러 용어를 통해서 전하고 있습니다. 이 방법론의 또 다른 장점은 여러 가설을 통한 테스트 과정에서 반찬가게 주인이 동업을 권하는 등의 좋은 기회를 만날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반대로 테스트 과정에서 이 사업이 나와 맞지 않는다는 본질적인 문제에 직면하기도 합니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창업을 완료하고 뒤늦게 깨닫는 충격과 비교한다면 테스트 과정에서의 깨달음은 훨씬 낫겠죠.

 

저자는 마지막으로 여러 테스트를 통해 될놈인지를 확인했고 될놈을 제대로 만들 준비까지 마쳤으면 그다음은 내가 그 될놈을 정말 소중하게 생각하는지 묻고 있습니다. 그 다음은 그 될놈이 세상을 위한 될놈인지 묻고 있습니다. 한몫 차지하기 위해서 나쁜 아이템을 생각하는 등의 윤리적인 문제겠죠.

 

후기

저와 생각이 다른 점도 많았지만 기존의 저의 관점과 다른 관점에 대해서 한 번이라도 생각할 여지를 주는 책은 무조건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많은 사람이 공감하는 책도 좋은 책이지만 여러 반대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책이야말로 더 권하고 싶은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아이디어 불패의 법칙'후기를 마치겠습니다.

 

 

긴 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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